1995년 어느 날, 길을 건너던 열일곱 살 티모시 마이어는 횡단보도를 건너다 차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 다른 것에 정신이 팔린 운전자가 빨간 신호등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티모시의 아버지인 에드워드 마이어는 심리학자였다. 그는 아들의 죽음 이후 멀티태스킹의 위험을 증명하기 위한 연구에 매진한다.


인터넷, 스마트폰, 다양한 앱의 등장과 범용화로 인해 사람들은 많은 일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고 착각한다. 하지만 에드워드 마이어는 ‘멀티태스킹은 허구’라며 실제로 뇌는 멀티태스킹 능력이 없다고 단언한다. 심리학자 글로리아 마크는 다른 일을 하다 예전 작업으로 돌아오는 데에 약 25분이 걸린다고 한다.


마크가 1,000명의 직원들을 연구한 결과, 하나의 일에 집중하는 시간은 겨우 3분에 불과했다. 이렇게 방해가 일어나는 시간을 모두 합산하면 하루에 2.1시간이나 된다고 하니, 급여로 환산하면 어마어마한 비용이다. 멀티태스킹을 할 수 있다는 잘못된 믿음으로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치르는 셈이다.


집중력은 왜 업무에 중요한가? 브리티시 콜럼비아 대학교의 아델 다이아몬드 교수는 업무의 실행능력은 IQ가 아니라 집중력에 달렸다고 말한다. 그는 2년 간의 실험을 통해 집중력을 강화시킨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실행능력이 월등히 앞선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IQ와의 상관성은 미약했다. 본인이 일을 못한다는 소리를 듣는다면, 그것은 지능 때문이 아니라 집중력이 떨어지기 때문일 것이다.



출처: losingself.wordpress.com



집중력을 어떻게 향상시킬 수 있을까? 먼저, 자신에게 들어오는 정보를 최소화해야 한다. 정보의 시대에 맞지 않는 조언인 듯 보이지만, 모든 정보를 다 알아야 한다는 불안감 때문에 하나의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오히려 좋은 정보가 자신에 도달되지 못한다. 정보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들어오는 정보를 줄이고 ‘안 들어온 정보’에 미련을 갖지 않는 것이다. 일 못하는 사람일수록 많은 정보를 끌어 안고 있다.


직장에서 정보가 가장 많이 들어오는 통로는 이메일인데 일하다 말고 열어보느라 집중력이 흩어지고 만다. 가능하면 이메일 보는 시간을 따로 정하라. 이메일은 바로 읽고 바로 답장하고 중요하지 않으면 바로 삭제하라. 정크메일 관리도 잊어서는 안 된다. 시간관리 전문가인 마이클 포르티노에 따르면, 일생 동안 정크메일을 확인하는 데 쓰는 시간이 8개월이나 된다고 한다.


일을 미루지 말고 바로 실행하는 것이 집중력을 강화하는 또 하나의 방법이다. 일에 집중하지 않고 인터넷이나 서핑하며 차일피일 미루는 이유 중 하나는 완료되지 않고 쌓여있는 일에 압도 당하고 실패를 두려워 하기 때문이다. 리타 에밋의 말처럼, “일에 대한 두려움은 일 자체를 하는 것보다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한다.”


미루지 않는 습관을 갖는 것이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데, 심리학자 션 맥크리어가 제안한 방법을 써보기 바란다. 그는 할일을 구체적인 이미지를 상상하면 덜 미룬다고 말한다. 욕실 청소를 예로 들어보면, 욕실을 청소했을 때 반짝거리는 욕조, 욕실에서 느껴지는 냄새, 환한 조명 등을 상상해야 ‘힘든 데 어떻게 하지?’란 감정이 누그러져서 바로 청소라는 작업에 집중할 수 있다.


집중력은 일을 끝까지 마치려는 의지력이 동반되어야 하는데, 이때 간단하게 쓸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팔짱을 끼는 자세를 취하는 것이다. 프리드먼이란 학자는 팔짱을 끼게 하고 아주 어려운 문제를 풀도록 하니 남들보다 문제를 풀기 위해서 두 배나 더 오래 앉아 있었다고 한다. 끈기 있게 업무를 완료하고 싶으면 팔짱을 낀 채 문제를 바라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집중력을 단련하려면 헬스클럽으로 달려가 역기를 들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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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력 있게 하루의 일을 완료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 차이는 엄청나게 벌어진다. 이를 말해주는 대표적인 일화가 있다. ‘베들레헴 철강’의 사장 찰스 마이클 슈웝은 무엇보다도 생산의 효율을 높이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인 사람이었다. 


홍보 담당자 아이비 리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기가 막힌 방법이 있다고 제안했을 때 그는 귀가 쫑긋했다. 리는 슈웝에게 이렇게 말했다. “저에게 임원 한 사람당 15분 정도 대화할 시간을 주세요. 분명히 효과가 있을 겁니다. 만일 3개월 후에 저의 제안이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합당한 금액을 저에게 주시면 됩니다.”


슈웝은 흔쾌히 그 제안을 받아 들였다. 제안이 효과가 있었던 모양인지 리는 3개월 후에 슈웝으로부터 3만 5천 달러짜리 수표를 받았다. 요즘 물가로 70만 달러가 넘는 거액이었다. 슈웝은 봉투에 “하찮게 보이는 방법이었지만 아주 효과가 컸다”라는 메모를 동봉했다. 


리가 슈웝을 포함한 모든 임원들에게 요구한 내용은 사실 간단했다. “앞으로 3개월 동안 하루 일을 마치면 퇴근 전에 내일 할 일 중 가장 중요한 것 6가지를 수첩에 적으세요. 그런 다음 우선순위를 1부터 6까지 매기고 그 순서대로 일을 완료하세요. 하루에 다 끝내지 못했다면 다음 날로 넘겨서 다시 우선순위를 매기고요.” 


리는 중요한 일을 일깨우고 하나씩 지워 나가는 단순한 방법이 개인과 회사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간파했다. 요컨대 ‘집중력이 집중해야 할 일’은 ‘중요한 일’이어야 한다. 필자 역시 수첩에 ‘오늘 할일’을 적어 놓고 하나씩 지워나가면서 그 날의 일에 집중한다. 하나의 일을 끝내고 X표를 할 때의 쾌감마저 느껴진다. 


우리를 멀티태스킹의 유혹에 빠뜨리고 정보의 홍수 속에 허우적대게 만드는 요즘 시대에 집중력은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한 핵심역량이 되었다. 수적석천(水滴石穿,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다)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집중력이 성공을 가로막는 장벽을 뚫어줄 것이다.



(*참고문헌)

Diamond, A., Barnett, W. S., Thomas, J., & Munro, S. (2007). Preschool program improves cognitive control. Science (New York, NY)318(5855), 1387.


<집중력의 탄생>, 매기 잭슨 지음, 왕수민 역, 다산초당, 2010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