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가 140달러를 넘어 150달러를 육박하고 있다. 연초만 해도 100달러가 넘지 않을 거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우세했으나, 그런 예측을 했던 사람들이 무안해 할 정도로 유가가 천정부지로 솟구치고 있다. 유가가 급등하는 이유는 달러화가 약세이고 산유국들이 감산 정책을 시행하기 때문이라는 등의 여러 진단이 제시되고 있지만,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석유 자체가 이제 고갈되어 가기 때문이다. 증산을 하려고 해도 이제 남아 있는 석유의 매장량 자체가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산유국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려고 증산에 나서지 않는 것이다.

지금 당장 정전이 됐다고 생각해 보라. 그리고 정전이 1주일 정도 지속된다고 가정해 보라. 우리의 생활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비참해질 것이 분명하다. 컴퓨터, TV, 냉장고와 같은 가전제품은 무용지물이 된다. 연탄을 때는 소수의 주민들을 제외하고는 난방장치가 작동되지 않아서 겨울이라면 동사를 걱정해야 한다. 꺼져 버린 신호등 때문에 옛날처럼 경찰이 수신호로 교통을 통제하는 광경을 볼지도 모른다. 정부의 긴급정책도 국민들에게 쉽사리 전달되지 않는다. 언론과 방송이 모두 올스톱이 되기 때문에 '파발마'로 소식을 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우리의 생활은 전기에 예속되어 있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바로 그 전기의 65%가 화석연료인 석유와 석탄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에 있다. 우리가 쓰는 전기는 날마다 신고가를 갈아치우는, 매우 비싼 연료로부터 생산되고 있는 것이다.

고유가의 시대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절대 100달러 이하로 떨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앞으로 개발될 유전에서 석유를 뽑아내려면 더 깊이 파거나 해양에서 시추할 방법 밖에는 없기 때문에 아마 지금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들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과 인도와 같은 신흥공업국이 전세계의 석유를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들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는 지금 에너지의 총체적인 위기에 봉착해 있다.

이런 난국을 타개하려면, 우리가 당장 택할 수 있는 최선의 정답은 바로 '원자력'이다. 우리나라 전력 생산의 63%는 화력발전이고 원자력의 에너지 분담률은 35%에 지나지 않는다. 홍수 관리 기능에 치우쳐 있는 수력발전은 겨우 2%이다.

원자력은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거의 배출하지 않는 청정에너지다. 그리고 비용도 저렴하다. 많은 사람들이 원자력이라고 하면 대단히 위험한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이는 체르노빌 원전 사고를 경험한 미디어들의 선동 때문이고, 여론을 부추기는 얼치기 환경론자들의 무지, 그리고 과학에 대한 일반인들의 무관심에서 비롯된 것이다.

원자력 발전으로 인해 배출되는 방사성 폐기물은 화력발전 때문에 발생되는 폐기물(재, 유독가스, 이산화탄소 등)에 비하면 그 양이 새발의 피에 불과하다. 방사능 누출 위험도 여러 겹의 안전장치가 있기 때문에 걱정할 거리가 못된다. 체르노빌 원전의 폭발은 바로 안전장치를 다 꺼놓았기 때문에 발생한 사고였음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절박한 지구온난화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화력발전을 원자력발전으로 바꿔야 한다.


원자력 말고 대체에너지를 개발하면 된다고 항변할지도 모르겠지만, 그건 현실을 모르는 주장에 불과하다. 대관령에 있는 삼양목장에 가면 거대한 풍력발전기가 능선을 따라 늘어선 모습을 볼 수 있다. 그걸 보면 풍력과 같은 재생에너지가 원자력을 대체할 해법이라고 생각하면 뿌듯한 마음이 들지 모르겠지만, 풍력은 매우 비싸고 비효율적인 에너지원임을 많은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한다. 건설비용과 유지비용, 그리고 생산된 전기를 이동시키는 비용 등을 모두 따지면, 수지타산이 절대 맞지 않는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해치고 있다는 것이다.

태양열 에너지도 태양전지의 높은 가격와 낮은 에너지 효율 때문에 역시 답이 아니다. 농촌에 가면 지붕 위에 태양전지판을 얹어 놓은 집을 간혹 보게 되는데, 물이나 데우는 데 사용될 뿐 천덕꾸러기가 된지 오래다. 전시행정의 표본이다. 태양열이 우리의 전력 사용량의 10%라도 분담할 수 있을까? 현재로서는 매우 요원한 목표다.

따라서 현실적인 답은 원자력이다. 프랑스의 경우 총 전력의 78%를 원자력으로 얻는다. 마리 퀴리(퀴리 부인)의 사위인 프레드 졸리오의 선구적인 노력의 결과이다. 원자력에 대해 가지고 있는 근거 없는(거의 미신에 가까운) 불안감을 이제 떨쳐 버려야 한다. 그리고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바라 볼 필요가 있다.

화석연료는 고갈되고 있다. 대체에너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꿈의 에너지라 불리는 핵융합 에너지는 기술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시간이 더 필요하다. 그때까지는 핵분열 에너지, 즉 원자력 발전이 유일한 답임을 직시해야 한다.

프랭클린 루즈벨트는 이렇게 말했다. "두려움보다 더 큰 두려움은 없다" 원자력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다시 생각해 보자. 왜냐하면 지구온난화로 야기될 전(全) 지구적 재앙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가하게 재생에너지를 논할 때가 아니다. 원자력의 개발은 생존의 문제이지, 이데올로기나 웰빙의 문제가 절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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