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머무는 건 참 힘든 일이다. 시간을 보낼 요량으로 지하에 있는 서점에 가서 이책 저책 들춰봤다. 병원 구내 서점인 탓에 건강 관련 서적이 메인이고 기타 장르의 책들은 베스트 셀러(혹은 출판사가 엄청나게 미는 책)나 '가벼운' 읽을거리 위주로 진열돼 있었다. 내 취향이 아닌 서점이었으나 유일한 구내서점이니 별다른 선택이 없었다.
서가에 놓인 책들의 제목들을 쭉 훑어봐도 딱히 손이 가는 책이 없었다. OOO재테크, OO의 기술, OO하는 습관... '휴우, 읽을 게 없군. 여기서 '종이뭉치'들과 눈싸움하는 것보다 바람 쐬는 게 더 나을 것 같아'
손이 가지 않는 책들의 특징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니 다음과 같다. 내가 좀 까탈스럽나? ^^
1. 저자 얼굴이 표지 전체를 장식한 책
4. 여러 저자가 한 챕터씩 나눠 쓴 책
7. 정치인들의 책
여러분은 어떤 류의 책에 손이 가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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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비밀댓글 입니다
지적 감사합니다. 두 단어가 서점에서도 같이 쓰이더군요. ^^
저도 위와 같은 생각입니다~
취향이 저와 비슷하시군요. ^^ 감사합니다.
대체로 저도 비슷합니다. 다만 저는 지승호 씨의 인터뷰집은 즐겨 봅니다. 그의 인터뷰는 한 사람을 꽤 치밀하게 탐구하는 과정이 보이거든요. 제가 가장 싫어하는 책은 처세술과 재테크 책이고, 그 다음으로 싫어하는 책은 '경청' 뭐 이런 제목을 달고 있는 일종의 우화집입니다. (음. 이것도 넓게 보면 처세술 분류에 들어가려나요)
형 집에 놀러 갔다가 '경청'이라는 책이 있길래 읽어봤는데 (형의 적극적인 추천도 받고) 딱 한 마디로 압축할 수 있는 책이더군요. '다른 사람의 말을 진심을 다해 들어라' 이 한 마디를 하려고 그렇게 주저리 주저리 소설을 써야 했는지.
인터뷰 책들 중 몇몇 책은 아주 좋습니다. 헌데, 전 왠지 그런 책에는 처음부터 손이 가질 않아서 좋은 책을 읽을 기회를 스스로 버리고 있는 셈입니다. -_-;
자기계발서가 너무나 단기간에 시장에 왕창 쏟아져 나온 탓에 이제 그 상처(?)가 출판사와 독자들을 여러모로 힘들게 하는 것 같습니다.
와.. 진짜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유정식님의 기준은 매우 엄정하시군요. ^^
전 다소 너그럽게 봅니다.그러나 7,8,9번은 매우 싫어하죠.
다른 책들이 다 유정식님 책만큼만 알차면 얼마나 좋을까요. 휴..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지금 제 책을 다시 읽어보면 다시 쓰고 싶을 만큼 허술하단 생각입니다. -_-;
다독가도 아닌 저의 취향이 좀 까다롭죠? ^^;
본문 속에 열거된 아홉 가지 유형의 책들을 저 역시 많이 꺼려합니다. 그 중에서도 제일 으뜸인 것은, 2번 유형의 책들입니다.
보통 저자나 출판사 입장에서 보면, 꽤나 자존심 상하는 제목 고르기인데, 그래도 많은 수의 책들이 그런 유형을 보이는 것을 보면, 역시 팔리는 부수에 더 신경을 쓰기 때문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2009년도에만 볼 책이 아니라, 2039년도에도 볼 수 있는 책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수많은 책들이 (베스트셀러라 해도) 몇년 지나지 않아 존재감이 사라져 버리죠. 말씀하신대로, 읽을 만한 고전들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이 글에 감동받아 뒤늦게 트랙백 하나 날립니다. 두 말할 것 없이 저는 무조건 찬성하는 내용입니다. 왜 이리도 양심줄 놓은 저자와 출판사가 많은지...
어쨌든 간만에 서점 가 보니 책이 잘 팔리는 듯 하더군요. 축하드립니다 ^-^/
갑자기 조회수와 댓글이 올라온 걸 보고 의아했는데, 이승환님의 공작(?)이셨군요. ^^ 제 책 잘 팔리던가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2쇄 찍자는 이야기 안 나오는 걸 보니 이번에도 망했나 봅니다. ^^
제 책이 어느 서점에 좌악~ 깔려 있었나요? 저도 궁금...
영풍문고에 깔려 있던데... 당연히 잘 나가는지 알았는데 착각이었나 보군요, 2쇄를 기원합니다 ㅠ_ㅠ
5번 유형은 "동화"라고 부르죠...-_-
저도 일단 자기계발서는 안봅니다. 공짜로 얻게 된 "꿈꾸는 다락방"이랑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을 봤는데, 그다지 커다란 깨달음은 느껴지지 않더군요. 그정도는 이미 실천하고 있거든요.
그리고 남의 성공담을 읽어봐야 마약과 마찬가지로 그걸 읽는 순간만 자신이 성공할 수 있을 거라는 근거없는 희망에 도취될 뿐, 실제 성공과는 관련이 없죠. 거기서 뭔가를 배우고 실제로 적용하는 과정은 결국 혼자서 해야 하는 것이고, 그걸 혼자 할 수 있을 정도의 사람이라면 자기계발서를 굳이 읽지 않더라도 혼자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정치인 책은 절대 안봅니다. 제가 지지하건 말건 안봅니다.
재테크 책도 자기계발서와 마찬가지로, 읽는 순간에만 뭔가에 도취되어 나도 할 수 있다는 느낌을 받을 뿐, 실제로 재테크로 돈을 벌고 싶으면 경제학의 기초부터 공부하는게 더 낫다고 봅니다.
자기계발서를 자주 읽는 사람들은 '자극 받기' 위해서라는데, 고전 한 두 권 골라서 생각날 때마다 읽어보면 자극 받기엔 충분할 겁니다. 그 분야의 책들은 항상 재생산되고 동어반복이니까요. 의견 감사합니다.
9가지 기준 모두에 동감합니다. 특히 정치인들의 책, 무슨 출판기념회 한답시고 온갖 난리를 치는데, 기가 막힐 노릇이죠.
제 주관적인 기준으로 하나 더 추가하자면,
드라마나 영화가 성공한 후, 책으로 출간되는 경우. 표지에 M본부, K본부, S본부에서 방송했다고 대문짝만하게 광고하는 책들은 거들떠도 안봅니다. ;;;
저도 생각해 보니, 드라마나 영화화되기 전에 이미 나온 원작이라면 몰라도, 드라마나 영화화되고 난 다음에 그걸 기본으로 해서 쓰여진 책들은 좋아하지 않는군요. 냉가슴님때문에 하나 더 추가했습니다. ^^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책 하나 고르려고 서점을 둘러볼라치면. 죄다 저런 책만 가득하니.. 정말 좋은 책이 운좋게 눈에 들어올 확률 또한 어려운 게 현실이네요.. 성공/처세/재테크 류의 책이 나쁘다고 할 순 없지만.. 책 내용이 쌍둥이 형제처럼 복사판 수준들이니.
그런 이유로 저는 서점에 가도 평대에 깔린 도서는 대충 훑어본 다음에, 구석진 책꽂이의 왼쪽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책들을 하나씩 꺼내보죠. 그렇게 하면 숨어있는 진주를 발견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