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사는 비용이 아깝다는 말을 종종 듣습니다. 그럴 때마다 조금 안타깝습니다. 좋은 책을 읽음으로써 얻는 효용이 어찌 1, 2만원 뿐일까요? 건실한 도서 시장은 좋은 책이 나올 수 있는 자양분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인기에 영합하는 '가벼운 책' 일색이겠지요. 요즘 출판 시장이 그러합니다.
제가 뽑은 '2009년 올해의 책, Top 10'이 여러분의 즐거운 독서 생활에 조그마한 길잡이가 되면 좋겠습니다. ^^ 순위를 매겨 봤지만, 모두 등위라고 생각해 주십시오. ^^

1위 : 협력의 진화 : 이 책의 존재는 예전부터 알았지만 이제야 읽은 것이 한이 될 정도로 좋은 책. 리처드 도킨스는 '모든 사람들을 가둬놓고 이 책을 읽은 사람만 풀어줘야 한다'고 추천사를 썼는데, 그 말이 과장이 아님을 책을 읽으면서 공감했습니다. 이기적인 사람들 사이에서 협력이 창발하는 이유를 간단한 '죄수의 딜레마' 게임으로 흥미롭게 풀어갑니다.

2위 : 루시퍼 이펙트 : 유명한 스탠포드 교도소 실험을 수행한 저자가 실험을 수행한지 30년 만에 쓴 역작. 이 책을 읽지 않고 권위자와 굴종자 사이의 심리적 메카니즘을 논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훌륭한 책입니다. 700페이지가 넘는 책이지만, 소설을 읽듯 재미있게 읽힙니다.

3위 : 거짓말의 진화 : '자기정당화'를 진화심리학적인 관점에서 파헤친 책. 정치인들이 뻔한 잘못을 해놓고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거나 '사실 무근이다'란 말을 내뱉는 이유를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사실 평범한 사람들도 자기정당화의 자동적인 프로세스에서 자유롭지 못하죠. 자신의 내면을 되볼아보게 만드는 책입니다.

4위 : 뇌, 욕망의 비밀을 풀다 : '뇌를 이해해야 소비자를 끌어 당길 수 있다!' 뇌신경학과 소비자행동을 접목한 흥미진진한 책. 소위 '신경마케팅'이란 첨단분야를 쉽고 간결하게 소개한다. 두고두고 읽을 만한 책입니다.

5위 : 뉴 골든 에이지 : 인도계 미국 경제학자가 쓴 경제 예측서입니다. 그의 스승과 그가 발견한 사회순환법칙을 적용해서 미국이란 나라의 붕괴를 예견하는 책이죠. 미국은 지금 온갖 부패가 만연하고 부자들이 가난한 사람들을 착취하는 '탐획자 시대'의 말기 현상을 보인다고 합니다. 그는 곧 그 시대가 마감되고 '전사의 시대'가 올 거라 예견하면서 머지 않아 미국에 황금의 시대가 열릴 거라 예언합니다. 두고봐야 알 터이지만, 역사와 정치를 꿰뚫어보는 그의 혜안이 놀랍죠.

6위 : 블랙스완 : 상당히 심오하면서도 날카로운 책. 불확실성에 대해 나와 다른 정의를 내리지만 대개의 논리엔 공감하면서 읽었습니다. 검은백조가 어디서 나타날지, 항상 조심하십시오. ^^
7위 : 사기 교양 강의 : 중국 TV에 방영됐던 교양 강좌를 옮긴 책. 사기의 내용이 어렵고 따분하다고 여긴 적이 있다면 이 책이 그런 선입견을 날려줍니다. 진시황부터 한무제에 이르기까지 중원을 호령했던 영웅들의 이야기를 친절하게 설명하는 저자의 내공이 놀랍습니다.

8위 : 생각이 직관에 묻다 : 직관(Gut Feeling)에 관한 재미있는 책. 직관은 충분한 정보가 없을 때 유용한 판단도구임을 흥미로운 사례와 더불어 설명합니다.

9위 : 논리학 실험실 : 제목을 보면 논리학에 관한 책인듯 하지만 열어보면 과학에서의 논증과 추론에 관한 책. 논증의 구조, 실증 및 논거의 의미 등을 명확하게 습득하는 데에 이만한 책은 없습니다. 과학적 논증을 어렵다고 생각한다면 이 책이 도움이 됩니다.

10위 : 다른 의견을 가질 권리 : 칼뱅의 권위주의적 기독교 사상에 목숨을 걸고 맞섰던 카스텔리오의 이야기입니다. 역사는 반복된다더니, 이 책의 내용에 끄덕이는 건 왜 일까요?
이승환님이 저에게 바통을 넘기셨는데, 저는 inuit님에게 넘겨 드리겠습니다. ^^ 받아주시면 고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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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협력의 진화라는 책은 꼭 읽어보고 싶네요... ^^ 유용한 정보 잘 보고 갑니다. 한 해 잘 마무리 하십시요.
네, 약간 어려운 듯한 책이지만 저는 재미있고 유용하더군요. ^^ 격물치지님도 금년 잘 마무리하시기 바랍니다. ^^
학교 도서관에서 빌려서만 읽으려고 했던 제 자신이 부끄러워지네요;;
1년 동안 읽은 책이 열 손가락으로 셀 수 있다는 것에 또 반성...ㅠㅠㅠㅠ
이제 시험끝나고 방학하면 다음학기 개강 전까지는 책을 좀 많이 읽으려고요.
'루시퍼 이펙트' 재밌겠네요~
MBC의 서프라이즈에서 관련 내용이 나온 것 같기도 하네요.
루시퍼 이펙트...흥미롭고 조금은 충격적인 내용의 책입니다. 읽어보면 사회를 보는 눈이 조금 달라질 겁니다. ^^ 대학생이신 듯한데, 젊을 때 읽은 책이 평생을 먹여 살리는 양분이 되리라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전 대표님 읽으신 것중에 루시퍼 이펙트와 뉴골든에이지를 읽었네요^^ 다른 것도 한번 읽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네.. 제 기준으로 볼 때 모두 좋은 책입니다. ^^
제가 읽은 책이 하나도 없네요. 반성해야겠습니다^^;;;
집에 <뇌, 욕망의 비밀을 풀다>가 있으니 얼른 집어 들고 읽어야겠습니다.
예전에 뵈었을 때 책을 들고 계셨던 게 생각납니다. 그 책은 리스트에 없네요.
서로 관심 분야가 달라서겠죠. ^^ 책망하지 말기를... ^^ 그때 제가 어떤 책을 가지고 갔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
전 무려 세 권이나 겹치네요. 특히 블랙스완은 언제 기회나면 아예 서평으로 한 번 다뤄주셨으면... 깊이 공감가는 책인데도 뭔가 결론이 붕 뜬 듯한 책이라;
인간 심리와 행태에 대해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책들에 관심은 가는데 막상 적용시키려 하면 별로 할 데가 없다는 문제만 떠오릅니다-_-;
네, 그런 경향이 있지요. ^^ 색만 좇는 줄 알았더니, 책을 좋아하시네요? ^^
원래 연말 결산으로 best 5를 하고 있습니다.
그걸로 받도록 하겠습니다. 시간이 좀 걸릴듯 합니다. 요즘 바빠서.. ^^
연말이라서 결산이다, 내년 예산이다, 바쁘시죠? 조만간 best 5 올려 주시면 트랙백 걸겠습니다. ^^
10권중에 한권도 없네요. 반성해야할까여? 최근에 심신이 너무 피곤해서 책을 가까이 못하는게 넘 아쉽더라구욤. 그래도 책만한 인생공부는 없더라구요.
10권들은 나중에 꼭 챙겨봐야겠네여. 감사합니다.
반성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제 나름대로 뽑아본 리스트인걸요. 관심분야가 달라서 그럴 겁니다. 즐겁게 독서하시기 바랍니다. ^^
헐....볼 책 많군요... ^^; 오늘 책사러 서점 가는데 1위부터 천천히 볼라요^^
제 취향으로 골라 본 리스트인데 마음에 들지 모르겠네요. 즐겁게 독서하십시오. !^^
<루시퍼 이펙트>는 사람이 먼저냐, 제도(시스템)이 먼저냐를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던 거 같습니다. <생각이 직관에 묻다> <블랙 스완>을 봐야겠네요. 포스팅 잘 봤습니다.^^
고맙습니다. 루시퍼 이펙트, 참 의미 있는 책이죠. 다른 책도 나름의 의미가 있으니 꼭 읽으시기 바랍니다. 제 나름의 선서(選書)이니 마음에 들지 않으실지 모르겠지만요. ^^